안녕하세요. 결혼식 연출 8년 차 헬렌 플래너입니다. 드디어 제가 경험한 웨딩홀 실수 경험담을 여러분에게 들려드리게 되었습니다. 8년 동안 1500쌍의 신랑신부와 함께 현장을 뛰면서 정말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어요. 그 사건 사고들 중 웨딩홀의 실수로 일어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근데 실수만 들려드리면 헬렌 플래너가 아니죠?. 그 실수들이 일어나지 않게 신랑신부님이 미리 체크해 볼 수 있는 [웨딩홀 고를 때 꼭 점검해야 하는 체크리스트]를 공유하겠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결혼식, 단 30분 안에 실수가 일어난다면 너무 끔찍하겠죠?.
레전드 웨딩홀 실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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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달에 총 6번에서 많게는 10번의 결혼식을 참석합니다. 모두 신랑신부를 케어하기 위해 가는 것인데요. 신랑신부가 정한 식순의 전반적인 것을 사회자와 미팅하고 웨딩홀 관계자분들과 미팅하면서, 신랑신부의 요청사항을 한 번 더 제대로 전달하고 그 그림이 현실이 되도록 더블 체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결혼식이 시작되면 웨딩홀 매니저님과 그 아래 예식 도우미 분들이 각자의 주어진 포지션으로 이동해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이 중에, 정말 답답하고 이해가 안 가는 웨딩홀 직원분들이 있었습니다. 10번 결혼식을 가면 5번은 이 일이 일어날 정도로 흔한 일인데요. 지금부터 말씀드려 봅니다.
✅ 종소리 3번이 울리고 홀 내부의 문이 열리며 신부가 등장하는 연출이었는데, 예식 도우미가 멍하게 서있다가 그 타이밍을 놓쳐 노래가 시작되고 한참 뒤에 문이 열렸습니다. 평생 기억되고 나의 만족으로 가져갈 신부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없어진 거죠. 더 화가 났던 것은 예식 후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을 다 책임질 수는 없어도 ‘결혼’의 무게를 아는 도우미였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했을 겁니다.
✅ 예식 30분에서 1시간 전, 여유가 있을 경우 사전 리허설을 진행합니다. 이때 신랑신부가 요청했던 음악이 틀어지는 타이밍을 음향팀과 맞춰보기도 하는데요. 사전 리허설 시, 신랑님이 요청했던 음악 타이밍이 변경되어서 음향 감독님께 전달하고 이를 맞춰보아야 하는데, 스스로 알아서 잘 하겠다고 하시면서 리허설을 거부하신 상황이었습니다. 계속해서 타이밍 맞추지 않아도 정말 괜찮으시겠냐 여쭤보았고, 괜찮다 말씀하셔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예식은 시작되었습니다. 아래에 같이 있던 예식 도우미 분들은 “조금 표현이 거치신데, 그대로 잘 해주실 거예요” 라며 말씀하셨지만, 결국 그 타이밍에 노래가 틀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이전에 정했던 타이밍에서가 아닌 엉뚱한 구간에서 음악을 틀어버리셨습니다. 다행히도 결혼식 사회자님의 센스 덕분에 잘 넘어갔지만, ‘결혼’이라는 중대한 날을 대하는 마음이 참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 신부님이 신랑님을 위해 준비한 비밀 축하 무대가 있었습니다. 웨딩홀에도 2주 전부터 계속해서 꼭 비밀 유지를 해주셔야 한다고 알렸고, 예식 당일에도 신신당부했습니다. 여러분 아시나요?. 보통 결혼식 당일, 예식 도우미와 신랑님이 모든 리허설을 진행합니다. 그때 예식 도우미 손에는 식순지가 들려 있는데요, 그 식순 종이를 그대로 신랑에게 보여주어 신부의 비밀 축무가 들통나버린 상황이 되었습니다. 할 말이 많지만 더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 식순과 자료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아, 신랑신부의 혼인서약이 아닌 다른 사람의 혼인서약이 준비되어 있거나, 화촉점화 순서에 틀어져야 할 음원이 신랑 입장에 틀어지고, 축가 순서가 있는데 축가 음원이 준비되지 않는 등, 웨딩홀 직원분의 실수로 인해 준비했던 것들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분명 최종 리허설할 때 확인을 했는데, 웨딩홀 내부 컴퓨터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누락이 생기고, 파일 변동이 생긴 것입니다. 결혼식 당일은 모두 아시다시피 정말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신랑신부가 이런 것들을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너무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갔던 예식에서는 직접 자료를 하나 더 준비해 가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대처가 가능했지만, 케어해주는 제3자가 없는 신랑신부님이라면 다소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예식 도우미 분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이 많습니다. 그중 전문적으로 예식을 진행하는 매니저분이나 도우미 분도 계시지만 8년 동안 겪었던 저의 경험상 그런 분들은 극히 적었습니다. 신랑신부 선에서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이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은 없지만, 알아볼 수는 있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에서 알려 드릴게요!.
웨딩홀 고를 때 꼭 점검해야하는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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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음향 확약서 여부를 확인하세요.
이건 얼마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8년간 웨딩 업을 종사하면서 처음 듣는 단어 ‘음향 확약서’. 이게 뭔지 아시나요? 내용은 이와 같습니다. ‘당사는 라이브 연주가 아닌 MR PLAY 진행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MR로 진행하실 경우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서 당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발생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상황 설명을 드렸으며, 사전에 MR 테스트 완료 후에도 예식 당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입니다. 즉, 당일 음원이 리허설 한 타이밍에 안 틀어지거나, 재생이 안되거나, 중간에 끊기거나, 마이크가 갑자기 안 나오는 등 이 모든 상황에 책임지지 않겠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 확약서를 웨딩홀 계약 시에는 말해주지 않고, 예식이 한 달 정도 남은 상태에 메일로 송부해 준다는 겁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직원의 실수라면 직원을 제대로 교육시켜야 하는 것이고, 음향의 문제라면 음향을 교체해야 하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을 직접 주관하지 않는 신랑신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리허설을 했다면 리허설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웨딩홀의 사정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웨딩홀에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웨딩홀 조건이 우리가 생각한 조건과 잘 맞아도, 음향 확약서를 받는 웨딩홀은 과감히 걸러주세요!. 우리가 축제를 가보아도 동일해요. 음악이 축제의 퀄리티를 낮추기도 하고 높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파티나 축제에서의 음악이 주는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웨딩홀 계약 전, 음향 확약서를 받는 곳인지 아닌지 꼭 물어보고 계약을 진행해 주세요. 다른 말로는 MR 확약서라고도 합니다.
✅ 두 번째, 해당 웨딩홀 후기를 꼼꼼히 살피세요.
후기 중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던 후기를 참고하세요. 그 후기들을 읽다 보면, 같은 문제가 여러 번 반복되었던 상황들이 있을 겁니다. 그 부분이 충분히 개선되었는지, 문제가 다시 발생할 경우 웨딩홀에서는 어떻게 대처해 줄 수 있는지, 배상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을 충분히 물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계약 서에 특약으로 꼭 넣으셔야 합니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되지만, 발생했을 때 어떠한 책임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라도 더 억울하고 속상하겠죠?. 후기들을 미리 읽어 보시고 물어볼 부분을 정리해서 웨딩홀 계약 시 답변을 받으세요.
✅ 세 번째, 최종 리허설을 꼭 진행하세요.
예식 한 달 전에서 2주 전, 웨딩홀에 방문하여 우리가 준비한 자료들로 리허설을 진행해 볼 수 있습니다. 그전에, 최종 리허설을 해주는 웨딩홀인지를 필수로 체크하세요. 최종 리허설 없이 본식을 들어가는 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신랑신부가 준비한 자료를 직접 체크해 볼 수 있는 시간은 그때뿐이니, 최종 리허설이라는 시스템이 있는 웨딩홀을 우선적으로 골라 주세요. 만약 그런 시스템이 없는 웨딩홀이라면, 제공해 줄 수 있는지 조율하여 진행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역시 계약서에 특약으로 넣으세요.
✅ 네 번째, 본식 관련 자료 여분을 꼭 챙겨 가세요.
✅ 그리고 본식 진행 중 정확히 요청하세요.
위에서 말씀드린 자료 누락 혹은 자료 변동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본식 관련 자료들의 여분을 챙겨가는 것입니다. 가져간 자료를 가장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수령하게 하고, 본식 중간에 문제가 발생했을 시 바로 변경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또한, 본식 중간에 우리가 선택한 음원이 아니거나, 자료가 아닐 경우 정확하고 당당하게 말씀하셔야 합니다. 남들이 보기에 우리가 유별나 보일까 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 때문에, 우리를 보고 있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등등의 이유로 우리가 선택한 음원이 아닌 곡으로 입장 혹은 축가를 하고, 서약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이거 우리 자료가 아니라고 정확히 말씀하시고, 그것들이 현장에서 바로 대처될 수 있게끔 해서 이끌어 주세요. 그리고 대처가 완료되면, 속상했던 마음을 비우고 다시 이쁘고 아름답고 멋지게 행복한 마음으로 식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 다섯 번째, 신랑신부를 대신할 수 있는 제 3의 인물을 정해주세요.
보통 제3의 인물은 결혼식 사회자입니다. 결혼식 사회자가 본식 당일, 신랑신부를 대신하여 웨딩홀과 소통하고 조율합니다. 따라서, 신랑신부님께서는 결혼식 사회자에게 디테일한 것들도 모두 말씀드려야 합니다. 그래야 정신없는 본식 당일, 결혼식 사회자님이 신랑신부님의 입술이 되어서 움직여 주실 겁니다. 만약 결혼식 사회자가 지인이고 전문이 아니라면, 웨딩플래너님에게 정중히 부탁드리고,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웨딩 플래너님이 현장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 여섯 번째, 우리가 하고싶은 결혼식 연출을 할 수 있는지 체크하세요.
웨딩홀을 계약하는 시점은, 예식날로부터 1년 전에서 6개월 전입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우리가 어떤 결혼식을 올릴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그림이 나와있지 않은 상태로 웨딩홀 계약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정작 우리가 하고 싶은 결혼식의 그림이 그려졌을 즘 웨딩홀에 연락을 해보면 안 되는 경우 종종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뮤지컬 웨딩을 진행하고 싶고 원하는 뮤지컬 웨딩업체가 있는데 외부 뮤지컬 웨딩업체로 진행할 수 없거나, 링베어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강아지 출입이 불가하거나, 우리가 원하는 음악으로 결혼식 순서를 채우고 싶은데 음악을 변경할 수 있는 순서가 입장과 퇴장으로 제한되어 있는 등등입니다. 따라서, 웨딩홀을 계약하기 전에 우리가 올리고 싶은 결혼식 모습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늘려서 ‘혹시 이렇게 하고 싶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그 연출들이 가능한지 웨딩홀에 물어봐 주세요. 그럼 적어도, 그중 2개에서 3개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을 것이고, 조율까지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 역시 계약서에 특약으로 필히 넣어 주세요.
